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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책리뷰] 어쩌면 나는 이 책에서 인생을 배웠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by urosie 2023. 11. 26.

이사를 와서 낯선 동네를 거닐다 집 근처의 도서관을 알게 되었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눈이 소복소복 쌓이던 날 마침 도서관 생각이 나서 들렀다.

회원카드를 만들고 둘러보다가 내 손에 잡힌 한 권의 책,

나를 유혹하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들 속에서 조용히 있던 책,

안그래도 나무, 풀, 꽃 이런것들에 마음을 내주는 내게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니?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숲 해설사로 나무의사로 한평생을 보내신 분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나무와 함께 하며 나무에게서 느낀 것들을 글로 써내려가 이 책이 되었다.

어떤 이들은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얻기위해 한평생을 바치기도 하는데

책 한권으로 공짜로 얻을 수 있다니, 나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이 책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인생의 크고 작은 걸림돌 앞에 잠시 주저 앉은 이가 꼭 읽어봐야 할 책.

말 그대로 나무의 삶은 선택의 연속인 셈이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한다. 그저 온 힘을 다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뿐이다. 생각해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다.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없이 바꾸었고 그 결과 소나무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척도는 내게 달렸고 정말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못한다고 말하기 전에 딱 한걸음만 나아가보자고 때론 그 작은 한 걸음이 답일 때가 있다고

일단 잘 멈추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요. 에너지가 다 떨어진 다음에 그만두면 다음을 기약할 수가 없잖아요. 멈추는 것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멈춤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은 두렵고 떨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살아 보니 틀린 길은 없었다. 시도한 일이 혹시 실패한다 해도 경험은 남아서 다른 일을 함에 있어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꿈을 이루기 위해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해 볼 여지가 있다면, 씨앗이 껍질을 뚫고 세상으로 나오듯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괴테도 말하지 않았 던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고,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거목도 그 처음은 손 톱보다도 작은 씨앗이었음을 잊지 말기를.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은 게으르고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쉬지 못하고 계속 내달리면 신경이 예민해지게 마련이고, 쓸데없는 걱정만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쉬는 방법 중 하나로 나는 잠을 택한 것뿐이다.

쉬지도 못하고 잠을 줄여 가면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도대체 뭐란 말인가.

겨울 한철 내내 잠만 자고, 그도 모자라 어느 해에는 일찍이 낙엽을 떨어트리고 숙면에 들어가는 나무와 비교하자면 바쁘게 사는 인간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일을 한다는 것은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부심을 갖는 것이고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실현해 나가면서 충족감을 얻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런 의문을 갖는다는 건 인생에게 무언가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제각각이겠지만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스스로 느끼는 존재 가치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인생에게 일이 갖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없으면 그 삶은 늘 허기질 수밖에 없다. 즉 일을 한다는 건 돈을 버는 행위를 넘어 삶의 양식을 얻는 것이다.

삶의 음지를 양지로 바꾸는 건 결국 마음에 달린 일이므로 우리는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해 즐겁고 씩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말없이 일러 주는 듯 하다.

누군가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했던가.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돌아와서 다시 일상을 잘 살아가기 위함이 아닐까.

안타깝게도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스스로에게 참 야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를 하느라 늘 바쁘면서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서도 더 열심히 하지 않는다며 자책한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모두 쓰임이 있게 마련인데 왜 사람들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 걸까. 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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