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재

[책달력] 9월의 책 - 사랑의 기술

by urosie 2017. 9. 9.

사랑에도 기술이 있을까

기술이라는 것은 어떠한 것에 대한 숙련된 방법 혹은 지식 등을 칭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에 사랑은 완전하게 감정적인 영역으로, 사랑과 기술이 하나로 묶일 수 있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처럼 느껴졌다.

사랑의 기술
국내도서
저자 : 에리히 프롬(Erich Fromm) / 황문수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6.10.20
상세보기


단순히 에리히 프롬의 책이라서, 읽게 된 이 책은

마지막 책장을 넘기게 될 때 참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 그러나 사랑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 "



책의 처음부분에서도 그런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봤을때, 내 주변을 돌아봤을때, 그리고 나를 봤을 때도

사랑 이라는 것은, 내가 받아야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내가 준만큼 받지 못했을 때는, 그만큼 주지 못하는 상대에 대해서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에리히 프롬은 이런 여러가지, 우리가 사랑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현대사회의 특징적 성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 상점의 진열장을 들여다보며 느끼는 스릴과 살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현금 또는 할부로 사는 맛. 이것이 현대인의 행복이다 ..."


또, 사람들이 겪는 사랑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는 것이 곧,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 두 사람이 친숙해질수록 친밀감과 기적적인 면은 점점 줄어들다가 마침내 적대감.

실망감. 권태가 생겨나며 최초의 흥분의 잔재마저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 

...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


"... 만일 이것이 다른 활동의 경우라면.. 사람들은 개선법을 찾아내려고 할 것이다... 사랑의 경우, 포기는 불가능하므로,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 곧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앞서,, 인간의 본질, 현대인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데,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구절이 있었다.


"... 인간은 '평균화' 되고 노동력 또는 사무원이나 관리자의 관료적 힘의 일부가 된다... 계급의 높고 낮음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들은 모두 조직의 전체적 구조에 의해 지시된 일을 지시된 속도로 지시된 방식에 따라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 감정조차도 지시받고 있다. 쾌활함, 믿음직함, 모든 사람과 마찰 없이 지내는 능력까지도...."


"휴식 역시 일정하다. ...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월요일부터 다음 월요일까지,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활동은 일정하고 기성품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투적 생활의 그물에 걸린 인간이 어떻게 자신은 인간이고, 특이한 개인이며, 희망과 절망, 슬픔과 두려움, 사랑에 대한 갈망, 무와 분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단 한 번 살아갈 기회를 갖게 된 자임을 잊지 않을 것인가?...."


"... 현대인은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할 때에는 무엇인가를, 곧 시간을 잃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해서 얻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지 못한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 말고는..."


"... 현대인은 과거나 미래에 살지, 오늘에 살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 형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읽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

"... 만일 내가 참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불편한 진실도 함께,


"...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 새로운 타인과의 사랑을 추구하게 된다.

이 타인은 다시금 '친밀한' 사람으로 변하고, 사랑에 빠지는 경험은 다시금 유쾌하고 강렬하지만,

이 경험은 다시금 차츰 덜 강렬한 것이 되고, 마침내 새로운 정복, 새로운 사랑을 바라게 된다....

-언제나 새로운 사랑은 이전의 사랑과는 다르리라는 환상을 품고...."


"...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 뿐이라면, 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할 근거는 없을 것이다. ...

감정은 생겼다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내 행위 속에 판단과 결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이 사랑이 영원하리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가...?"


결국, 사랑의 의미, 사랑의 기술은 

자신이 독립적인 존재임을 깨닫고, 현대사회의 한 기계부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설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는.. 어려운 말인듯 하지만 그 속에 잊고지내던 우리가 있다. 


"... 정신 집중을 배우는 중요한 단계는 독서를 하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 않고 홀로 있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사실상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은, 홀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사랑의 능력의 불가결한 조건이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