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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책달력] 12월의 책 - 연애소설 읽는 노인

by urosie 2018. 12. 30.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이라니, 제목을 보고 기대가 되었다.

순수하고 아련하지만 가슴아픈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만 같았던 나의 기대를 저버리게 된 것은 책을 단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이다.
(참고로 이소설은 환경소설이다.)

어쩌면 나도 이 소설속의 노인, 그러니까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 할아버지처럼 사랑하는 연인이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엔 해피엔딩을 맞는 그런
연애 소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일지도 모르겠다.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 그가 바로 이 책 제목의 주인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노인' 바로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다.

(이름이 너무 길어...)
노인은 엘 이딜리오라는 아마존 밀림에서 살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여기 살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그가 사랑하는 오두막이 있고 연애소설이 있는곳이 엘 이딜리오라는 곳이다.

이 책은 이 밀림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쓰여졌다. 이 작은 마을에 성격이 과팍한 치과의사와 이주민들, 원주민들, 뚱보 읍장 그리고 '노인'이 함께 지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소설의 첫 부분부터 시작된다.
바로 금발의 백인 시체가 발견되면서 부터다 그리고 문제는 그 시체는 '인간'에 의한것이 아닌 '암살쾡이'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암살쾡이는 자신의 새끼들을 죽여 가죽을 벗겨내고 수컷마저 총을 쏴 상처를 낸 그 금발의 백인에게 응징을 한 것이었다.
암살쾡이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점점 인간들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뚱보읍장은 자꾸 암살쾡이의 살인이 늘어가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마을에 암살쾡이가 내려오는 것을 막기위해 사람들을 꾸려 밀림으로 사냥을 나가자고 한다.

그리고 노인을 꼭~~~ 데려가려고 하는데, 노인이야말로 이 밀림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책에선 노인의 과거로 돌아가 노인이 어떻게 밀림에 정착할 수 있게됐고 왜 혼자살며 어떻게 사냥을 그렇게 잘하고 밀림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아는지 알려주는데 그 부분을 읽고있다보면 마치 정글의 법칙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ㅋ 소설이긴 하지만 와우 ~ 하면서 나역시 밀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기분!

아무튼,

그렇게 해서 떠난 수색대대(암살쾡이를 찾기위한)는 밀림을 헤쳐나가며 목적지(암살쾡이에 의해 살해당한 미란다라는 이주민의 오두막)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몇일을 머물지만 뚱보읍장의 계략에 의해 노인만 남고 모두들 마을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노인역시 그 암살쾡이와 한판 붙어보고 싶었기에 마다하지 않는다.
그 이후로 노인과 암살쾡이의 서로의 탐색전과 서로의 마음을 꿰뚫고 또 사냥 전략등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 작가가 재밌게 이야기를 써줬다.!!
책을 읽는데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긴장감이 들었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암살쾡이가 원한건, 죽음. 바로 죽음 그 자체였다. 하지만 무자비한 인간들에 의한 죽음은 아니였었다.
결국 노인의 승리로 끝나지만, 노인은 암살쾡이의 시체를 보며 마음이 착찹해한다. 그리고 돌아가서 연애소설이나 읽자라고 말하며 소설은 마무리짓게 된다.

이 소설의 제목은 '연애소설 읽는 노인' 이 소설의 주제는 '자연과 인간',

아마존 밀림이라는 단어는 듣기만해도 평온과는 멀어보인다. 긴장의 연속, 예상치 못한 사건들 이런 단어들과 어울리는게 아마존 밀림이다.

반면에 연애소설이라는 것은 너무나 달콤하고 무자비함과는 멀게 느껴진다. 게다가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라니. 아마존 밀림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 같다.

이렇게 상반되는 두 단어가 만났다.
아마존 밀림속에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 있다.
그 노인은 평화와 자연 그대로를 원한다. 자연과 인간이 어울어져 사는 것을 원하며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보내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것은 아마존 밀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밀림역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원한다. 그들 역시 자연의 순환고리속에서 평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바랄 것이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서 말이다.

그런데 이런 아마존 밀림과 노인사이에 이주민들과 이 책에서 말하는 미국인들, 금을 노리고 온 사람들, 밀렵꾼들이 찾아오면서
아마존 밀림의 평화도 깨지고(아마존 밀림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 암살쾡이인것 같다.)
노인의 평화도 깨졌다.
둘의처지가 비슷해보인다! 결국 노인이 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이 소설은 끝나지만 사실 현실속에서도 아직 -ing중인 .. 문제이다.

오래전에 쓰여진 책이지만 긴장을 풀었다 조였다 하는 이책이 왜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부터 왜 이 노인이 연애소설만을 그렇게 읽고싶어하는지가 너무 궁금했는데!
책을 통해서 어렴풋이 알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더 숨겨진 것이 있지 않을까 내상상력이 자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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